나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2014. 2. 21. 21:14

여태까지 적어본 글 중 가장 민망한 제목을 가진 글이다.

나는 스스로에 대해 자랑하기를 굉장히 꺼려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 제목이 더더욱 부담스럽다.

그렇다면 나는 겸손한 사람인가?

사실 나는 겸손한 편은 아니다. 겸손한 척 하는 편이다.

마음 속으로는 "나 잘해, 나 대단해, 칭찬해줘" 하면서도 말은 "아니에요~", "운이 좋았습니다~"를 즐겨한다.

그 마음의 기저에는 겸손함 코스프레를 통해 더욱더 괜찮은 사람으로 인식되길 원하는 마음이 있다.

그렇다면 이번 글은 아주 대놓고 자랑해보도록 하자.

 

나는 적응력이 뛰어나다.

어딜 가져다 놔도 잘 살 것 같다. 먹는 것은 가리지 않는 편이고, 비위도 좋다.

그리고 힘든 일도 곧 잘 견뎌내는 편이다.

물론 육체적으로 강한 편은 아니지만 열심으로 극복해내는 편이라고 본다.

 

나는 예의가 바르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통해 교육이 된건지 원래 성품이 그런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어른을 공경할 줄 알고, 어리다하여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거기에 더하여 나는 착하기까지 하다.

남을 배려하는 편이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

물론 나 자신을 크게 희생하면서까지 배려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느정도는 양보할 줄 안다.

 

나는 신중하다.

선택을 쉽게 하지 않는다.

물론 우유부단함과의 경계를 논하자면 참 어렵다.

겉으로 보기에 신중함과 우유부단함은 구분하기가 어려우니까.

다만 늘 선택에는 나름대로의 합당한 나 스스로의 논리와 근거를 마련하려고 애쓴다.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다.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단하다.

슬픈 영화를 보면 잘 우는 편이다. 그런 감정의 기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쉽게 노하거나 크게 즐거워하지 않는 편이다. 그런 기복을 의미한다.

싸우는 것을 싫어하고 평화주의인 나의 성향이 감정 기복을 없애는 것을 편하다고 느끼기에 그런 듯도 하다.

 

앗! 시간이 다 됐다.

맘먹고 당당하게 써내려왔으나 마지막이 되니 역시 민망하다.

글 저장을 클릭할까 말까 망설이다 지우기 아까워서 누르기로 했다.

재미있다. 나 스스로는 내가 저렇다고 믿고 살아가고 있었구나.

나는 침착하고, 신중하고, 예의가 바르고 착한, 적응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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